AI가 바둑계를 강타한 이후, 프로기사들의 연봉과 수익 구조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한때 지적 스포츠의 정점에 있던 바둑은 AI와의 경쟁, 팬층 변화, 리그 시스템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함과 동시에 위기도 겪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등장 이후 바둑선수 연봉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기회와 도전이 병존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변화: AI 이후 바뀐 바둑 생태계와 연봉 구조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바둑계는 물론 전 세계에 AI의 가능성을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국 이후 바둑계는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기전 수의 감소입니다. 기존에는 기업 스폰서를 통한 다양한 국내외 대회가 열렸지만, AI의 바둑 실력 공개 이후 인간 기사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일부 대회의 관심이 줄고, 스폰서 이탈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대회가 폐지되거나 상금이 대폭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프로기사들의 연봉에도 타격이 갔습니다. 또한, 기사의 대국 가치 평가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강자 간의 접전이 팬들의 흥미를 끌었지만, AI 해설이 주가 되면서 대국의 긴장감과 예측 불가능성이 줄어들었고, 이는 흥행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특히 중위권 이하 기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상위권 소수 기사만이 실질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AI를 훈련도구로 활용하며 훈련의 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이는 기사들의 실력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수와 중견 기사들이 유튜브, 강의 플랫폼 등을 통해 부수입을 창출하는 새로운 연봉 구조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기회: AI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와 콘텐츠 시장
AI가 단순히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 기사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AI 해설 콘텐츠는 바둑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기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종 플랫폼에서는 ‘AI 복기’, ‘AI 추천 수’ 분석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기존 대국 중계보다 더 많은 조회수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상위 기사 중 상당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광고 수익과 팬 후원으로 월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이상의 부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AI 바둑 앱이나 온라인 강좌 제작에 참여하며 고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설이나 대국 출전이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 제작이 기사들의 주된 연봉 보완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AI는 또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한국, 중국, 일본 중심의 바둑 시장이었지만, AI 바둑 프로그램이 세계 곳곳에 퍼지며 유럽, 북미권에서도 바둑 인식이 높아졌고, 이를 기회 삼아 일부 기사는 영어 콘텐츠로 해외 구독자를 확보하며 외화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단지 위협이 아닌, 창의적인 기사들에게는 강력한 수익 확장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위기: AI와의 경쟁, 직업적 안정성 문제
AI의 등장 이후 바둑선수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최고의 수를 찾는 과정이 바둑의 묘미였지만, 이제는 AI가 최고의 수를 보여주고, 사람은 이를 해설하는 보조적 역할로 밀려나는 양상입니다. 이로 인해 프로기사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커졌습니다. 특히 입단 초년생이나 중하위권 기사들은 대국 기회 자체가 줄어들며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고, 예전처럼 ‘입단=평생 직업 안정성’이라는 공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AI의 학습용 데이터로 인간 기사들의 기보가 활용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AI가 기존 고수들의 기보를 바탕으로 성능을 향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수익 분배나 지적 재산권 논의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기사들의 땀과 노력으로 축적된 기보가 AI 기업의 상업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현 상황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또한, 바둑의 미디어 노출 감소와 함께 스폰서 기업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기전 폐지와 연봉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정규 리그나 개인 후원 없이 활동하는 프로기사의 경우 연간 수입이 1,000만 원도 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 기사만의 몫이 아닌, 바둑계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제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입니다.
마무리
AI의 등장은 바둑계에 변화와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전통적 연봉 구조는 흔들리고 있지만, AI를 활용한 콘텐츠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사 개인의 적응력과 바둑계 전반의 제도적 대응입니다. 팬과 업계가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기사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입니다.